해양 생태계 침입자 콜레르파 탁시폴리아

해양 생태계의 침입종, 콜레르파 탁시폴리아의 확산 경로

news-blossom 2025. 11. 1. 12:22

해양 생태계는 수천, 수만 년 동안 지역의 기후와 지형, 해류에 따라 정교하게 형성되어 왔다. 그 안에 살아가는 해양 생물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균형을 이루며 공존하고 있다. 그러나 그 균형이 단숨에 무너질 수 있는 경우가 있다. 바로 외부에서 유입된 생물, 즉 침입종이 생태계에 들어왔을 때다. 침입종은 토착 생물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며 기존의 질서를 빠르게 교란한다. 이 가운데, 콜레르파 탁시폴리아(Caulerpa taxifolia)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악명 높은 침입 해조류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이 식물은 본래 열대 해역에서 자생하던 종이었으나, 인간의 개입으로 인해 전혀 다른 해역, 전혀 다른 기후 조건에서도 서식할 수 있도록 바뀌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지중해의 대규모 생태계 붕괴, 어류 감소, 해양 생물 다양성의 급감 등, 해양 생태계 전반에 걸친 재앙이 이어졌다. 그런데 이 식물은 단순히 한 해역에 머무르지 않았다. 콜레르파 탁시폴리아는 짧은 시간 안에 유럽과 북미, 오세아니아, 아시아 해역으로 퍼져나갔다. 도대체 이 해조류는 어떤 과정을 통해 그렇게 빠르게 확산되었을까? 지금부터 그 구체적인 확산 경로와 확산을 가속화한 요인들, 그리고 사람의 활동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차례로 설명하겠다.

콜레르파 탁시폴리아의 출발점은 ‘실험실’이었다

콜레르파 탁시폴리아는 원래 동남아시아, 인도양, 태평양의 열대 해역에 분포하던 해조류였다. 원산지에서는 다른 해조류들과 큰 차이 없이 조용히 자생하고 있었으며, 생태계에서 특별히 우위를 점하는 존재는 아니었다. 문제는 인간이 이 식물을 활용하려고 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1980년대 초, 모나코 해양박물관에서는 수족관 환경을 보다 아름답게 꾸미기 위해 이 해조류를 채택했다. 그러나 원래 콜레르파 탁시폴리아는 따뜻한 물에서만 생존할 수 있었기 때문에, 수족관의 낮은 수온에서는 잘 자라지 않았다. 이에 따라 연구자들은 유전적으로 변형된 저온 내성 품종을 만들었다. 이 인공 품종은 기존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했고, 수온이 낮은 지중해 해역에서도 생존이 가능해졌다.

결국 이 개량된 식물체가 수족관의 배수 시스템을 통해 해양으로 유출되었고, 1984년 모나코 해안에서 처음으로 자연 상태에서 생존하는 콜레르파 탁시폴리아가 발견되었다. 당시에는 단 몇 평방미터에 불과했지만, 그 몇 년 후에는 이 작은 유출이 지중해 생태계를 뒤흔드는 사건으로 번지게 된다.

지중해의 확산은 해류보다 인간이 더 많이 만들었다

콜레르파 탁시폴리아가 지중해에 유출된 이후,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부분은 그 확산 속도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는 점이다.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지중해 일대에서 작은 군락만 존재했으나, 1990년대 후반에는 프랑스 남부 해안 전체와 스페인, 이탈리아 해역까지 퍼져나갔다. 확산 범위가 넓어진 배경에는 당연히 바닷물의 흐름인 해류도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해류만으로는 이처럼 짧은 시간 안에 먼 지역으로 퍼질 수는 없었다. 확산의 대부분은 인간의 해양 활동을 통해 이루어졌다. 실제로 콜레르파 탁시폴리아는 그 구조상 줄기, 잎, 뿌리가 모두 연결된 단일 다핵세포로 되어 있어, 식물체의 일부만 잘려도 다시 자라날 수 있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로 인해, 사람의 활동과 결합될 경우 확산은 거의 통제 불가능한 수준으로 가속화된다.

가장 대표적인 확산 경로는 선박의 닻과 닻줄이었다. 콜레르파가 자라고 있는 해역에 정박한 선박이 닻을 내릴 때, 식물체의 일부가 닻에 붙는다. 그 선박이 수십,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항구로 이동하면, 거기서 다시 닻을 내릴 때 식물 조각이 떨어지면서 새로운 군락이 형성된다. 또 다른 경로는 어업 장비와 잠수 장비였다. 해양 생물 채집에 사용되는 어망이나 다이버들의 장비, 밧줄, 잠수복 등은 콜레르파 조각이 잘 붙는 재질로 되어 있으며, 장비를 이동시킬 때마다 새로운 해역으로 이식하는 결과를 낳았다. 심지어 관상용 수족관에서 무단으로 버려진 폐수 역시 새로운 침입의 원인이 되었다. 수족관에 있던 콜레르파 탁시폴리아가 정화 없이 하수구나 바다로 배출되면서, 전혀 관계 없는 지역에서 돌연 침입이 발생하는 일이 실제로 여러 차례 일어났다.

콜레르파 탁시폴리아의 확산 배경

지중해에서 전 세계로: 글로벌 확산의 현실

콜레르파 탁시폴리아는 지중해를 장악한 이후, 점점 더 넓은 지역으로 퍼져나갔다. 특히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는 유럽을 넘어 미국, 호주,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도 그 존재가 확인되었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바다를 오가는 상선과 요트, 어선 등 해양 교통 수단의 국제화 덕분이었다. 2000년,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인근 라구나 비치에서 콜레르파 탁시폴리아가 발견되었다. 이 지역은 자연적으로 콜레르파가 자랄 수 없는 지역이었기 때문에, 미국 당국은 침입 외래종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즉각적인 통제에 들어갔다. 조사 결과, 해당 해조류는 수족관 폐수를 통한 유입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는 자연 확산이 아니라, 명백한 인재였다. 호주 동부 해안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발견되었으며, 이 역시 수족관을 통한 유입 또는 선박 이동에 의한 확산으로 추정되었다. 한국 남해안과 제주 인근 해역에서도 콜레르파 탁시폴리아가 관찰되었으며, 아직 대규모 군락으로 확산되지는 않았지만, 정부는 긴급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조기 제거 작업을 진행했다. 이처럼 콜레르파 탁시폴리아는 자연이 만들어낸 생물이지만, 그 확산의 대부분은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이루어진 것이다.

기후 변화와 항만 기술도 확산을 가속화시켰다

콜레르파 탁시폴리아의 확산을 논할 때,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요인은 지구 기후 변화다. 원래 열대 해역에 서식하던 이 식물이 지중해나 캘리포니아, 호주 남부 해안과 같은 온대 해역에서도 생존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개량된 품종이 강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해수 온도의 상승이 이 식물의 생장 조건을 더욱 쉽게 만들어 주었다. 또한 현대의 선박 기술은 크고 빠르며, 훨씬 더 많은 해역을 오갈 수 있다. 이로 인해 콜레르파 조각이 부착된 장비나 선체는 짧은 시간에 수천 킬로미터를 이동하게 되고, 단시간 내에 전 세계적 확산을 유발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요약하면, 인간이 만들어낸 기술과 변화된 지구 환경은 콜레르파 탁시폴리아가 퍼지기에 더없이 좋은 조건을 제공해준 셈이다.

 

콜레르파 탁시폴리아의 확산은 단순한 우연이나 예외적인 사건이 아니다. 이는 인간의 활동, 기술 발달, 관리 부주의, 그리고 기후 변화라는 구조적인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우리는 이 식물이 단순히 퍼졌다는 결과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왜 퍼졌는지, 어떻게 퍼졌는지를 제대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인식은 곧 대응으로 이어져야 한다. 수족관에서의 유입 차단, 선박 장비의 철저한 세척, 수산업 장비의 이동 통제, 외래종에 대한 모니터링 체계 구축 등 구체적인 정책과 실천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콜레르파 탁시폴리아는 앞으로도 더 많은 바다를 점령할 것이다.

바다는 모든 생명의 근원이며, 그 생태계는 한 번 붕괴되면 복원에 수십 년이 걸린다. 콜레르파 탁시폴리아는 지금도 누군가의 부주의 속에서 새로운 해역으로 이동하고 있을 수 있다. 우리는 이 침입종의 확산을 더 이상 허용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