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생태계 침입자 콜레르파 탁시폴리아

콜레르파 탁시폴리아를 제거한 나라들

news-blossom 2025. 11. 9. 10:04

침입종 제거는 ‘기술’보다 ‘타이밍’이 핵심이다

콜레르파 탁시폴리아(Caulerpa taxifolia)는 수십 년간 전 세계 해양 생태계를 위협해온 대표적인 침입 해조류이다. 이 식물은 일부만 잘려나가도 번식이 가능한 파편 번식 특성을 갖고 있으며, 열대뿐 아니라 온대 해역에서도 생존할 수 있도록 개량된 품종까지 존재한다. 이로 인해 프랑스를 비롯한 지중해 국가들은 수십 년간 이 해조류와의 싸움을 지속해왔고, 제거에 실패하거나 반쪽짜리 성과에 그친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국가는 콜레르파 탁시폴리아 제거에 ‘사실상 성공’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들은 침입 초기 단계에서 정확한 판단과 신속한 대응을 통해 확산을 차단했으며, 과학적 방법과 법적·행정적 장치를 병행한 결과 눈에 띄는 성과를 얻었다. 이 글에서는 콜레르파 탁시폴리아 제거에 성공한 대표적 국가들의 실제 사례와, 그 안에 숨겨진 ‘비법’이 무엇이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그리고 아직 우리나라 해안에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기후변화 등의 요인으로 추후에 나타날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에 다른 나라들의 콜레르파 탁시폴리아 제거법을 통해 우리도 사전에 준비해야 할 것이다.

1. 미국 캘리포니아: 제거 성공의 핵심은 조기 발견과 화학적 대응

2000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라구나 비치 인근 해역에서 콜레르파 탁시폴리아가 처음 발견되었을 때, 주 정부는 즉각적인 대응에 나섰다. 이미 지중해에서 벌어진 피해 사례를 면밀히 분석하고 있었던 캘리포니아 당국은 이 해조류가 퍼지기 전에 제거하지 않으면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 하에, '긴급 생태계 대응 계획(Emergency Eradication Plan)'을 가동했다.

가장 핵심적인 비법은 바로 차광포(Covering Mat)와 차아염소산나트륨(Sodium Hypochlorite) 투입의 병행 방식이었다. 다이버들은 군락 위에 두꺼운 검은색 차광포를 씌운 뒤, 포 내부에 산소를 차단하고 차아염소산나트륨을 주입함으로써 광합성을 차단하고 세포를 파괴하는 방식으로 제거 작업을 진행했다. 이 방법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면서도 빠른 효과를 가져왔고, 이후 수년간의 모니터링에서도 콜레르파의 재등장은 관찰되지 않았다.

또 하나의 핵심은 대중의 참여와 빠른 정보 공유 체계였다. 시민들에게 해조류 침입 경보를 적극적으로 전달하고, 의심 신고 시 즉각 조사팀이 출동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도 재확산 방지에 크게 기여했다.

2.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과학과 법률의 조합으로 확산 차단

호주 역시 콜레르파 탁시폴리아의 침입을 겪은 국가다. 2000년대 초 시드니 인근 해역과 뉴사우스웨일스 일부 지역에서 이 침입종이 발견되었고, 호주 정부는 이를 국가 생물보안 위기 사안으로 판단했다. 호주의 비법은 과학적 기술과 법적 통제가 결합된 대응 모델이었다.

우선 기술적으로는 미국의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차광막 처리와 물리적 제거 방식을 병행하였고, 특히 수중 드론과 위성 이미지 기반의 자동 탐지 시스템을 적극 활용해 넓은 해역의 탐지 사각지대를 줄였다. 단순히 제거만이 아니라 정밀한 모니터링을 통한 초기 탐지 속도 향상이 핵심이었다.

법률적으로는 ‘침입종 해조류 관리법’을 개정해, 콜레르파 탁시폴리아의 소지·이식·운반·유통을 전면 금지하고 위반 시 강력한 처벌을 도입했다. 어업 장비와 레저 활동 도구의 소독을 의무화하고, 민간 해양 활동자들에게도 교육을 강화해 인간 활동을 통한 확산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줄였다. 이러한 다층적인 대응 체계는 현재까지도 유지되고 있으며, 호주는 침입 후 약 3년 만에 대부분의 감염 해역에서 콜레르파를 제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콜레르파 탁시폴리아를 제거를 위한 여러나라들의 노력

3. 뉴질랜드: 선제 대응의 교과서

뉴질랜드는 침입 사례가 없었던 시점부터 콜레르파 탁시폴리아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던 국가다. 특히 인근 호주에서의 확산이 확인된 직후, 뉴질랜드 정부는 선제적 금지 조치와 고위험 해역의 사전 차단이라는 이례적인 접근을 시행했다.

가장 눈에 띄는 비법은 위험 종 리스트 사전 지정 제도였다. 이 제도는 유입이 확인되지 않았더라도, 특정 생물이 생태계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과학적 보고가 있다면 사전 차단 조치를 취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콜레르파 탁시폴리아는 뉴질랜드 해양법상 금지 생물 목록에 빠르게 등록되었고, 항만 입출항 선박에는 강화된 바닥 점검과 생물 부착 방지 관리가 시행되었다.

또한, 해양 관광산업 종사자 교육과 캠페인을 통해 장비를 통한 확산 가능성도 차단했다. “너의 장비가 침입종의 차량이 될 수 있다”라는 슬로건으로 대국민 캠페인을 펼친 것도 인상적이다. 이러한 선제적 접근은 뉴질랜드가 콜레르파 탁시폴리아가 퍼지기 전에 차단한 세계적 모범 사례로 평가받는 이유다.

4. 공통의 비법: 제거는 ‘행정 + 기술 + 시민’의 삼박자가 핵심

각국의 사례를 비교해 보면, 콜레르파 탁시폴리아 제거에 성공한 비결은 단순한 기술력의 문제가 아니라, “빠른 판단 → 과감한 실행 → 지속적 감시”의 흐름을 행정, 과학, 시민이 함께 만들어낸 구조에 있다는 점이 분명해진다.

▶ 미국은 빠른 현장 투입과 화학적 대응을 통해 단시간 내 제거에 성공했다.
▶ 호주는 법적 제재와 과학 기술을 결합해 침입경로를 막고 추적 능력을 향상시켰다.
▶ 뉴질랜드는 유입 전에 예방을 완료해 ‘제로 침입’을 이뤄냈다.

세 국가 모두 시민과 전문가, 정부 간의 소통과 협력이 원활했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이러한 큰 문제는 민관 협동이 특히나 중요하다.  특히 침입종 대응은 정보가 지연되면 대응이 늦어지고, 늦어진 대응은 회복 불능의 피해로 이어지는 만큼, 현장 중심의 실시간 대응 체계와 국민 인식 개선이 가장 중요한 비법으로 떠오른다.

한국은 아직 늦지 않았다, 지금이 준비할 때

콜레르파 탁시폴리아는 지중해와 아시아 일부 해역을 초토화시켰지만, 몇몇 국가는 이를 극복하고 성공적으로 제거 또는 차단에 성공한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이들의 공통된 비법은 빠른 판단, 기술적 대응, 법적 장치, 시민 참여라는 4가지 요소가 유기적으로 작동했을 때 가능한 일이라는 것이다.

한국 해역은 아직 콜레르파의 피해를 본 적은 없다. 하지만 기후 변화, 해류 흐름, 해양 교역 등 외부 요인을 고려하면 이 식물이 한국에 유입될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 이 순간이 바로 사전 대응과 예방 체계를 마련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이제 한국도 미국, 호주, 뉴질랜드의 사례에서 배우고, 그들의 비법을 분석해 우리 해역에 맞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침입종 제거는 결코 ‘사후 처방’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아무리 많은 비용과 기술을 들여도 되돌릴 수 없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