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생태계 침입자 콜레르파 탁시폴리아

콜레르파 탁시폴리아와 탄소 순환과의 관계

news-blossom 2025. 11. 19. 09:00

침입 해조류와 탄소 순환, 연결되어 있을까?

기후 변화와 탄소 순환의 문제는 이제 해양 생태계에서도 가장 중요한 화두 중 하나다. 바다는 지구 대기 중 이산화탄소(CO₂)의 약 30% 이상을 흡수하는 ‘거대한 탄소 저장소(블루카본 저장소)’로 기능하고 있으며, 해양 식생은 이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특히 해조류, 해초류, 맹그로브, 염생식물 등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탄소를 해저에 고정시키는 기능을 수행한다.

그러나 이런 구조가 침입종에 의해 교란되면 탄소 저장 능력에도 변화가 생긴다. 특히 콜레르파 탁시폴리아(Caulerpa taxifolia)처럼 빠른 성장과 대량 확산을 특징으로 하는 침입 해조류는 해양 탄소 순환에 긍정적·부정적 영향을 동시에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과학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글에서는 콜레르파 탁시폴리아가 탄소 순환 과정에 어떤 식으로 개입하는지, 그리고 기존 해양 식생과 비교했을 때 이 해조류가 탄소 저장에 어떤 긍정적 혹은 부정적 효과를 미치는지를 과학적 자료에 기반해 설명한다.

콜레르파 탁시폴리아의 광합성과 탄소 고정 효율

콜레르파 탁시폴리아는 엽록소 함량이 높고, 빠른 생장 속도를 가진 침입 해조류다. 이 식물은 하루 평균 약 1~3cm씩 성장할 수 있으며, 수심 20m 이하의 비교적 낮은 광량에서도 광합성 활동을 유지할 수 있다. 이는 엽록체 구조의 특이성과 광합성 효소의 고효율 발현과 관련되어 있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콜레르파 탁시폴리아는 단위 면적당 광합성을 통해 상당한 양의 탄소를 흡수하고 유기물로 전환할 수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일정 면적에서의 탄소 흡수량이 토착 해조류보다 오히려 높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이 점만 본다면 콜레르파 탁시폴리아는 탄소 순환에 기여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이 고정된 탄소가 어디에, 어떻게 저장되느냐에 있다. 생물체 내 일시적으로 축적된 탄소는 진정한 블루카본이 되려면 해저 퇴적층에 안정적으로 저장되어야 한다. 콜레르파는 이러한 장기 저장 능력에 있어 여러 문제를 안고 있다.

해저 탄소 저장 기능의 약화와 순환 불균형

콜레르파 탁시폴리아는 해저 바닥에 매트(matte) 형태의 군락을 형성하며, 기존 해양 식생—특히 포시도니아(Posidonia oceanica)나 질경이말류와 같은 탄소 저장에 뛰어난 해초를 밀어낸다. 문제는 이러한 토착 해초류가 수십 년~수백 년 동안 해저에 탄소를 안정적으로 저장하는 기능을 해온 반면, 콜레르파 군락은 매우 얕고 불안정한 유기물 축적 구조를 가진다는 점이다.

콜레르파는 탈락된 조직이 빠르게 분해되며 이산화탄소나 메탄으로 재방출되는 속도도 빨라, 오히려 장기적 탄소 저장보다는 짧은 탄소 순환 주기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생태계의 탄소 흐름을 바꾸게 된다.

즉, 일정 기간 동안은 탄소 흡수량이 많더라도, 토착 해초와 교체되면서 전체 생태계의 탄소 저장 능력을 장기적으로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블루카본 관점에서 볼 때 단기적 효과는 있으나, 순환 균형을 무너뜨리는 잠재적 위험 요소로 해석된다.

콜레르파 탁시폴리아가 해양 탄소 순환에 미치는 영향

탈질, 퇴적, 침전 과정에 미치는 영향

탄소 순환은 단순한 광합성으로 끝나지 않는다. 해양 생태계에서는 탈질화, 침전, 퇴적 등의 미생물 기반 메커니즘이 작용하여 이산화탄소를 장기 저장 가능한 탄소로 변환한다. 기존의 해초류는 뿌리 구조와 점토질 기반의 저질을 통해 유기물이 해저 퇴적층에 안정적으로 고정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그러나 콜레르파 탁시폴리아는 뿌리가 아닌 흡착성 뿌리(rhizoids)로 해저 표면에 부착하기 때문에, 퇴적층을 형성하기보다는 표면 유기물을 지속적으로 노출시키는 구조를 만들어낸다. 그 결과, 유기물은 해류나 파도에 쉽게 재부유되며, 퇴적층으로의 이동이 어려워진다.

또한 콜레르파 군락은 산소 유속을 제한하여 해저 미생물 군집 구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부 보고에 따르면, 탈질 작용에 관여하는 박테리아의 활성도가 기존 해초 군락에 비해 콜레르파 군락에서는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질소·탄소 순환을 동시에 교란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생지화학적 안정성 측면에서 부정적 영향을 초래한다.

생물 다양성과 탄소 네트워크 간접 영향

콜레르파 탁시폴리아가 해양 생물 다양성에 미치는 영향은 잘 알려져 있다. 이 식물은 어류, 무척추동물, 조개류 등 다양한 해양 생물의 서식처를 단순화시키며, 먹이사슬 구조를 약화시킨다. 그런데 이 현상은 단순한 생태 문제를 넘어서 탄소 순환에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일부 해양 동물은 섭식 및 배설 과정을 통해 퇴적층의 유기물을 이동시키거나, 미생물 활성도를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콜레르파 군락으로 인해 이 생물들이 줄어들면, 해양 바닥 생태계에서의 탄소 재처리 능력 자체가 약화된다. 이는 탄소의 장기 저장이 아닌 순환의 단절 또는 왜곡이라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먹이망이 단순화되면, 탄소를 효과적으로 축적하고 분산시키는 ‘생물학적 펌프’ 기능이 약화된다. 이처럼 콜레르파 탁시폴리아는 광합성이라는 직접적 경로 외에도, 생물 다양성 손실과 그에 따른 탄소 네트워크 붕괴를 통해 장기적인 기후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는 존재로 평가받고 있다.

탄소를 흡수하는 침입자, 그러나 순환을 망가뜨리는 위협

콜레르파 탁시폴리아는 침입 해조류이지만, 뛰어난 광합성 능력과 빠른 생장 속도 덕분에 단기적으로 탄소를 고정하는 기능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문제는 그 탄소가 안정적으로 저장되지 않고, 빠르게 순환되며 재방출되는 구조에 있다는 데 있다.

이 침입종은 기존의 탄소 저장 기반 식생을 대체하면서, 전체 생태계의 탄소 저장 용량(capacity)을 장기적으로 저하시킬 가능성이 크다. 더 나아가 생물 다양성 파괴, 미생물 군집 붕괴, 침전·퇴적 과정 교란 등 복합적인 생지화학적 시스템을 함께 약화시킬 수 있다.

결국 콜레르파 탁시폴리아의 확산은 단순히 생태계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기후 변화 대응이라는 전 지구적 과제와도 맞닿아 있는 문제다. 탄소 흡수량만을 근거로 이 식물을 긍정적으로 평가해서는 안 되며, 우리는 탄소의 ‘저장’까지 고려한 전 주기적 관점에서 이 침입종을 분석하고 관리해야 한다.

블루카본의 가치는 단순한 흡수량이 아니라, 장기적인 안정성에 있다. 그 점에서 콜레르파 탁시폴리아는 탄소 순환을 교란하는 위험한 존재임을 잊어서는 안되며 관리를 위한 노력을 소흘히 하여서는 안된다.